과목소개
철학은 자연 및 환경세계 속에서 인간이 부딪치는 여러 문제상황들을 근원에서 바라보고 그 해결을 위한 총체적 관점을 획득하고자 하는 지적 노력과 그 소산을 통칭한다. 그러나 제반 문제영역에서 개별과학적 성과가 두드러지고 있는 오늘날, 철학이 설 자리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개별과학이 분화되고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총체적, 종합적, 근본적 관점은 더더욱 요구된다. 개별과학들 일반의 문제는 차치하고 그 각각의 그 성과들이 최대한 모두어 지려면 그것들 모두를 바라보고 조율하는 눈과 손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총체적 관점의 획득으로서 오늘날에도 견지되고 견지되어야 할 철학함의 근거이다.
물론 삶의 문제상황을 총체적으로 바라보고 해결하는 문화양태에 철학만이 있는 건 아니다. 종교도 그러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종교는 지정의를 총망라한 혹은 그 너머의 믿음 내지 깨달음을 통해 문제해결에로 다가서고자 한다는 점에서 인간의 이성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철학과 근본적으로 구분된다. 요컨대 철학은 인간의 욕망 중 가장 본질적이고도 근원적인 욕망 즉 지적 욕망의 반영인 한, 모든 것에 대한 모든 의문의 해결 즉 사물과 사태에 관한 총체적 관점의 획득에로 끊임없이 육박하고자 한다. 철학이 본질적으로 형이상학적 지향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도 그곳에 있다.
철학은 불확실한 문제상황에 대하여 추측, 믿음, 감정에 의한 대응이 아닌 객관적 인식과 이성적 분별에 의한 대응을 강조한다. 이것이 철학의 비판적 성격이다. 이 때 비판이란 단순히 사물과 사태를 부정적인 시각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옳고 그름을 가리기 위해 냉철하게 지적으로 따져 묻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요컨대 철학은 근본적으로 비판적 태도를 견지한다. 이런 점에서 종교적 대응방식과 비교하여 철학적 대응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고 미완결적이며 신중하다. 그러나 우리가 지나온 삶과 역사를 문제에 대한 도전과 응전의 관점에서 되돌아 보면 그 무엇보다도 냉철한 이성과 보편 타당한 방식에 기초한 철학적 대응이 얼마나 삶의 문제 해결에 있어 불가결하고도 신뢰할 만한 가장 견고한 중심 기반이 되어왔는가를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철학은 바로 이와 같은 문제상황에 대한 인간의 지적 대응에 있어 이성의 역할에 대한 확고하고도 분명한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요컨대 종교는 삶의 가치를 믿음을 통해 완성하고자 하나, 철학은 그것을 냉철한 지성으로 탐구하고 인식하며 비판하고자 하는 것이다.
철학은 위와 같은 학문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의 경험적 일상의 차원에서도 이미 깊숙히 자리잡고 있다. 우리는 복잡한 일상의 삶의 문제들 속에서 우리들의 삶의 보존과 향상을 위해 끝없이 궁리하고 끝없이 고민하고 결단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한 과정 속에 우리들이 알게 모르게 경험하는, 문제들에 대한 총체적인 파악, 그 해결을 위한 합리적 노력 그리고 객관적 사실을 중시하는 비판적, 반성적 태도 등은 모두 이른바 철학이란 이름으로 묶여질 수 있는 지적 활동들인 것이다

